프랑스 남부는 코발트빛 바다와 라벤더 밭, 로마 시대 유적과 미식이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니스의 해변과 휴양, 아비뇽의 중세 건축과 예술, 마르세유의 항구와 시장을 잇는 이 루트는 8~10일이면 충분히 소화 가능합니다. 고속열차와 버스를 연결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니스 – 코트다쥐르의 중심, 햇살과 해변의 도시
니스는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Côte d’Azur)의 대표 도시입니다. 프롬나드 데 앙글레(영국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지중해의 짙은 파랑과 야자수가 줄지어 선 장관이 펼쳐집니다. 여름에는 해변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 덕분에 산책하기 좋습니다. 구시가지인 뷔 니스(Vieux Nice)는 오렌지빛 건물과 좁은 골목, 향긋한 비누와 허브 향이 가득한 시장이 매력적입니다. 특히 쿠르 살레야 시장에서는 아침에 현지 농산물, 치즈, 라벤더 제품을 구경하고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추천합니다. 교통은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에서 시내까지 트램 2호선을 이용하면 편리하며, 숙소는 해변 근처 호텔이나 구시가지 부티크 호텔이 인기입니다. 니스는 모나코, 에즈, 칸 등 주변 도시로의 당일치기 기차·버스 이동이 쉬워, 최소 3일은 머물며 주변까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비뇽 – 중세 교황청과 연극의 도시
니스에서 아비뇽으로는 TGV(고속열차)로 약 5시간이 소요됩니다. 아비뇽은 14세기 교황청이 자리했던 도시로, 아비뇽 교황청(Palais des Papes)이 대표 명소입니다. 거대한 석조 건물과 내부의 중세 프레스코화는 당시 유럽 정치·종교의 중심이었던 도시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교황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아비뇽 다리(Pont Saint-Bénézet)가 있습니다. 전설과 노래로 유명한 이 다리는 현재 절반만 남아 있으며, 로네 강 위에 유유히 놓여 있습니다. 여름(7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이 열려 도시 전체가 공연 무대로 변합니다. 아비뇽의 구시가지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작은 카페와 서점, 기념품 상점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숙소는 구시가지 안쪽에 잡으면 걸어서 모든 명소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봄·가을이 가장 쾌적하며, 여름은 축제 분위기가 최고지만 숙박·교통 예약을 서둘러야 합니다.
마르세유 – 항구 도시의 활기와 지중해 미식
아비뇽에서 마르세유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소요됩니다. 마르세유는 프랑스 최대의 항구 도시이자 다양한 문화가 섞인 곳입니다. 첫 방문지로는 구항(Vieux-Port)이 적합합니다. 새벽에는 어부들이 잡아온 생선을 판매하는 시장이 열리고, 낮에는 요트와 어선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의 상징인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은 언덕 위에 자리해 있어 마르세유 전경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미식으로는 ‘부야베스(Bouillabaisse)’라는 해산물 스튜가 유명하며, 구항 주변 레스토랑에서 현지 방식 그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르세유에서 배를 타고 칼랑크 국립공원(Calanques National Park)으로 가면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수영과 하이킹, 겨울에는 조용한 해안 트레킹이 가능합니다. 숙소는 구항 인근이 관광과 식사에 편리하며, 지하철·버스로 도시 곳곳을 이동하기 쉽습니다. 마르세유는 치안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니, 밤늦게는 인적 드문 골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
니스–아비뇽–마르세유 루트는 해변 휴양, 중세 역사, 항구 미식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프랑스 남부의 핵심 일정입니다. 기차·버스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이동하며, 주요 명소와 지역 축제 일정에 맞춰 계획하면 여행의 밀도가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