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럽 핵심 3도시를 7~10일 일정으로 묶은 루트입니다. 빈에서는 황제의 품격과 커피하우스, 잘츠부르크에서는 알프스 풍경과 모차르트, 부다페스트에서는 다뉴브 야경과 온천을 만납니다. 철도 연결이 매끈해 초행자도 동선 스트레스가 적고, 계절별 매력 편차가 적어 연중 활용 가능한 코스입니다.
빈 – 황제의 도시와 커피하우스 문화, 링슈트라세를 따라 클래식의 결을 걷다
빈에 도착하면 중심을 먼저 잡는 게 좋습니다. 슈테판 대성당에서 시작해 첨탑 전망대에 오르면 링슈트라세로 둘러싸인 도심의 비율이 한눈에 들어오고, 골목의 자갈과 붉은 지붕, 마차 소리까지 도시의 리듬이 정리됩니다. 링 트램을 타고 오페라하우스–국회의사당–시청–호프부르크 궁전을 한 바퀴 스케치한 뒤, 오후엔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 사이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서 천천히 걷다 보면 황실 도시의 스케일이 체감됩니다. 다음날 아침은 쇤브룬 궁전 내부 투어를 그랜드/임페리얼 코스로 예약하고, 오디오가이드로 합스부르크의 생활 동선을 따라가 보세요. 정원 뒤편 글로리에테 언덕까지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며, 궁전-도시-숲이 한 프레임으로 이어집니다. 점심엔 비너 슈니첼을 레몬 한 조각과 감자샐러드로 가볍게, 오후엔 벨베데레 궁전의 클림트 ‘키스’를 폐장 1~2시간 전 타임에 보며 인파를 피합니다. 저녁은 국립오페라하우스/콘체르트하우스 공연으로 마무리하면 “낮엔 역사, 밤엔 음악”의 완성. 카페 문화는 머무르는 시간 자체가 목적입니다. 카페 중앙(Café Central)의 높은 보볼트 아래서 자허토르테와 멜랑슈를 천천히 즐기거나, 데멜의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는 경험이 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교통은 Wiener Linien 24/48/72시간권이 유용하고, 프라하·부다페스트·잘츠부르크 등 타 도시로 나갈 때는 ÖBB 앱으로 레일젯 조기 예매를 해두면 요금이 확 내려갑니다. 숙소는 1·3·7구역, 특히 슈테판 대성당 도보 10~15분 반경이 낮·밤 동선의 밸런스가 좋습니다. 겨울엔 크리스마스마켓(시청·벨베데레·슈테판 성당)이 도시를 반짝이게 하니 글뤼바인 머그 디파짓 환불을 잊지 마세요. 의외로 바람이 센 날이 잦아 코트+스카프+얇은 니트 레이어링이 체감 온도를 크게 바꿉니다.
잘츠부르크 – 알프스와 모차르트의 도시, 작지만 밀도 높은 골드 루트
빈에서 잘츠부르크는 레일젯으로 약 2시간 30분. 창밖의 평야가 점차 구릉과 설산으로 바뀌는 구간부터 여행의 결이 달라집니다. 도착 즉시 미라벨 정원으로 가서 분수와 생울타이, 저 멀리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겹치는 ‘정석 구도’를 먼저 담아두세요. 잘자흐 강을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금속 세공 간판이 달린 상점가 게트라이데가세가 이어지고, 모차르트 생가와 광장, 대성당, 레지던츠가 한 덩어리처럼 붙어 있어 도보 동선이 매끈합니다. 성 요새는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되, 시간 여유가 있으면 오르내림 중 한 구간을 도보로 택해 골목 풍경을 천천히 느껴보세요. 정상에서 바라보는 알프스 능선과 붉은 지붕, 강의 곡선은 사진보다 실제가 훨씬 깊게 남습니다. 오후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 배경지인 레오폴츠크론 호수나, 할슈타트 당일치기를 고민할 수 있는데, 체류가 이틀 이하라면 무리한 이동 대신 구시가지 골목·카페·슈탄담플(국물) 같은 ‘작은 휴식’을 권합니다. 클래식 팬이면 저녁 실내 콘서트(포르테피아노/바로크홀) 또는 성 요새 콘서트를 미리 예약해 도시의 사운드트랙을 귀로 채워 넣으세요. 계절별 팁도 중요합니다. 여름 음악제 시즌엔 숙소·티켓이 조기 매진이니 6~10주 전 예약이 안전하고, 겨울엔 설경과 크리스마스마켓이 구시가지를 포근하게 감싸지만 해가 짧아 낮 명소를 오전·이른 오후에 몰아두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음식은 카이저슈마른(팬케이크), 아펠슈트루델, 현지 라거/바이젠이 실패 없는 조합. 숙소는 중앙역–미라벨–강변 사이 ‘삼각지’가 캐리어 이동과 야경 산책 모두 편합니다. 잘츠캄머구트 호수지대를 넣고 싶다면 세인트 볼프강/몬트제 보트를 반나절 플랜B로 챙겨 두세요.
부다페스트 – 다뉴브 강의 보석, 야경·온천·카페 하우스를 한 도시에서
잘츠부르크에서 부다페스트는 보통 빈 환승 포함 5~6시간. 도착 첫날은 페스트 지구에서 성 이슈트반 대성당·바치 거리·영웅광장으로 워밍업하고, 해 질 무렵 어부의 요새·마차시 교회로 넘어가 황금빛 국회의사당과 체인 브리지를 내려다보세요. 흰 아치 사이로 불빛이 켜진 다뉴브 강의 선이 매끈하게 이어져 ‘부다페스트가 왜 야경 도시인지’ 바로 이해됩니다. 다음 날 오전엔 국회의사당 내부 투어(사전예약 필수)로 헝가리 왕관과 의사당 홀을 보고, 오후엔 세체니 온천으로 이동해 노천탕에서 김 오르는 겨울 하늘을 올려다보며 피로를 풀어보세요. 대기 줄이 긴 편이라 온라인 사전 예매+개인 슬리퍼/수건 지참이 효율적입니다. 저녁엔 1시간 야경 크루즈를 추천합니다. 다리를 통과할 때마다 도시의 골격이 빛으로 강조되며, 승선·하선 동선이 간단하고 추위에 약해도 부담이 적습니다. 낮에는 중앙시장홀에서 랑고시·굴라시 수프·파프리카 소스를 맛보거나, 유대인 지구의 루인 펍(옛 건물을 활용한 바)에서 카오스 같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교통은 Budapest Card(대중교통 무제한+일부 박물관 무료/할인)가 초행자에게 든든하고, 트램 2번은 다뉴브 강변을 따라 달려 ‘달리는 전망대’라 불립니다. 숙소는 바실리카–데아크 광장–강변 사이 도보 10~15분 권역이 낮·밤 모두 안전하고, 야경 촬영 동선도 짧습니다. 보안은 기본만 지키면 됩니다. 크루즈 선착장·혼잡한 트램 정류장에서 가방은 몸 앞쪽, 휴대폰은 손목 스트랩. 겨울 체감 -5~5℃가 흔하니 비니·넥워머·내피 장갑을 챙기고, 여름엔 덥고 강한 햇빛 탓에 낮 관광을 줄이고 석양 이후 일정 비중을 늘리는 게 현명합니다. 부다페스트는 물가가 비교적 합리적이라 ‘한 끼 제대로’ 욕구를 부담 없이 채우기 좋습니다. 굴라시·파프리카 치킨·도보슈 토르타로 마무리하면 동유럽의 맛이 입에 선명히 남습니다.
빈–잘츠부르크–부다페스트 3도시는 “역사·자연·야경·음악·온천”이 하루 단위로 바뀌는 루트입니다. 철도로 부드럽게 이어져 이동 피로가 적고, 7~10일이면 핵심을 촘촘히 담을 수 있습니다. 항공은 6~10주 전, 레일젯은 확정 즉시 예매가 유리합니다. 지금 캘린더를 열고 첫 표부터 잡으세요. 계획이 시작되는 순간, 중유럽의 클래식한 리듬이 여행의 배경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