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는 도시마다 성격이 뚜렷합니다. 밀라노는 세련된 패션과 문화 중심지, 베로나는 셰익스피어의 로맨스가 살아있는 고도, 베네치아는 물 위의 미로 같은 낭만 도시입니다. 세 도시 모두 기차로 1~2시간 거리에 있어, 이동 부담 없이 7일 안팎 일정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일정에서는 주요 볼거리, 이동 팁, 숙소 추천 지역, 그리고 계절별 전략까지 실전 위주로 안내합니다.
밀라노 – 패션, 예술, 그리고 미식의 중심
밀라노는 북부 여행의 시작점이자 이탈리아 경제·문화의 심장입니다.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두오모 대성당입니다. 하얀 대리석 외관과 정교한 첨탑이 인상적이며, 옥상에 오르면 밀라노 시내와 알프스의 설산이 날씨 좋은 날엔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두오모 광장 옆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는 19세기 아케이드 건축의 진수로, 유리 돔 아래 카페에서 한 잔 하며 사람 구경하기 좋습니다. 예술 애호가라면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최후의 만찬’ 관람을 추천합니다. 입장권은 최소 2~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며, 관람 시간은 15분으로 제한됩니다. 쇼핑은 몬테나폴레오네·브레라 지역이 명품과 디자이너 숍이 밀집해 있어, 윈도 쇼핑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숙소는 중앙역(Milano Centrale) 인근이 교통 편리성에서 좋고, 두오모 근처는 관광·쇼핑·식사가 모두 가깝지만 가격이 높습니다. 밀라노는 겨울에 안개와 비가 잦으므로 우산과 방수 신발이 유용하며, 여름은 덥고 습한 날이 많아 오전·저녁 활동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베로나 –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그리고 중세의 낭만
밀라노에서 베로나까지는 고속열차(프레차로사·이탈로)로 약 1시간 15분이면 도착합니다. 베로나는 중세 성벽, 고대 로마 원형극장, 그리고 ‘줄리엣의 집’으로 유명합니다. 시내 중심의 베로나 아레나는 로마 시대에 지어진 원형극장으로, 지금도 여름 오페라 축제가 열립니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2천 년 전 공연장의 웅장함이 느껴집니다. ‘줄리엣의 집(Casa di Giulietta)’은 소설 속 이야기를 현실 공간에 녹여낸 명소입니다. 발코니와 줄리엣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많지만, 이곳은 오전에 방문하면 비교적 한산합니다. 구시가지 중심의 에르베 광장은 노천 카페와 시장이 어우러져 여행자들에게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베로나는 규모가 작아 도보로 대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숙소는 아디제 강 동쪽의 구시가지 내에 잡으면 야간 산책과 식사에 편리합니다. 봄·가을이 관광하기 가장 좋으며, 여름은 낮 기온이 높아 강변 산책로 그늘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베네치아 – 물 위의 도시에서 보내는 하루
베로나에서 베네치아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15분.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 역에 내리면 곧장 운하 풍경이 펼쳐집니다. 첫 코스는 산마르코 광장입니다. 바실리카의 황금빛 모자이크와 두칼레 궁전의 고딕 양식이 압도적입니다. 두칼레 궁전에서는 ‘탄식의 다리’를 지나 감옥까지 이어지는 투어가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운하는 바포레토(수상버스)를 타고 1번 라인을 따라가며 그랜드 운하 양쪽의 건축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곤돌라는 30~40분 기준 요금이 정해져 있으니, 탑승 전 가격·시간을 확인하세요. 리알토 다리 주변의 시장은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 과일로 가득하며, 주변의 트라토리아에서 오징어 먹물 파스타나 해산물 리소토를 맛보면 여행의 피로가 사라집니다. 숙소는 산마르코 지역이 접근성은 좋지만 가격이 높고, 카나레조 지역은 조용하고 비교적 합리적입니다. 베네치아는 비수기에도 관광객이 많아 주요 명소는 아침 일찍 가야 여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결론
밀라노–베로나–베네치아 루트는 도시적 세련미, 중세의 낭만, 그리고 물의 도시라는 서로 다른 매력을 하루 간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상적인 북부 이탈리아 일정입니다. 기차로 이동이 편리하므로 짐을 최소화하고, 주요 입장권은 미리 예약해 시간을 절약하세요.